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가스오부시가 딱딱한 상태인 이유

by 감사축복 2025. 2. 22.

가다랑어-가스오부시
출처 : https://ko.umamiinfo.com/가쓰오부시(가다랑어 후레이크)/우마미 인포메이션 센터

가스오부시란 무엇인가?

가스오부시(鰹節)는 일본 요리에 필수적인 식재료 중 하나로, 가다랑어(가쓰오, 鰹)를 가공하여 만든 훈제 건어물이다. 일본 요리에서 감칠맛을 내는 다시(국물)의 기본 재료로 사용되며, 우동, 미소국, 오코노미야키, 타코야키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가스오부시는 우리가 흔히 보는 얇게 포슬포슬하게 깎인 형태(가스오부시 플레이크)로 익숙하지만, 가공 직후의 원형 상태는 매우 딱딱한 블록처럼 단단하다. 그렇다면 가스오부시는 왜 이렇게 딱딱한 상태로 만들어지는 것일까?

가스오부시가 딱딱한 이유

가스오부시가 딱딱한 상태가 되는 이유는 전통적인 가공 방식과 숙성 과정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수분이 거의 완전히 제거되며, 나무처럼 단단한 질감을 갖게 된다.

1. 가다랑어를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과거에는 냉장·냉동 보관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에, 생선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다. 일본에서는 훈제, 건조, 발효 등의 가공법을 통해 가스오부시를 만들었으며, 이를 통해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여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 일반적으로 생선은 수분 함량이 높아 부패가 빠르게 진행되지만, 가스오부시는 가공 과정에서 수분 함량이 15% 이하로 줄어든다.
  • 수분이 줄어들면 미생물이 번식하기 어렵고, 장기 보관이 가능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스오부시는 딱딱한 나무 조각처럼 단단한 상태가 되며, 몇 년 동안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는다.

2. 훈제와 건조 과정으로 수분 제거

가스오부시는 단순한 말린 생선이 아니다. 훈제와 건조를 반복하는 독특한 가공 방식을 거치면서 점점 단단해진다.

(1) 가다랑어 손질 및 찌기

가다랑어를 손질한 후 약 90°C에서 몇 시간 동안 찐다.

  • 이 과정에서 생선의 조직이 단단해지고, 기초적인 수분이 빠진다.

(2) 훈제 건조

찐 가다랑어를 장작불에 그을려 훈제하면서 건조한다.

  • 훈제 과정이 약 한 달 동안 반복되며, 연기를 통해 미생물 번식을 억제하고 특유의 감칠맛을 더한다.
  • 이때 수분이 더욱 빠져나가면서 생선이 점점 단단해진다.

(3) 곰팡이를 이용한 발효 숙성

일부 가스오부시는 훈제 건조 후 ‘가레부시(枯節)’라는 추가 숙성 단계를 거친다.

  • 이 과정에서는 아스페르길루스(A. glaucus)라는 곰팡이균을 표면에 번식시켜 발효시킨다.
  • 곰팡이가 남은 수분과 지방을 분해하면서, 가스오부시는 더욱 단단해진다.
  • 곰팡이를 반복적으로 제거하고 다시 숙성시키는 과정이 약 6개월에서 2년까지 진행되며, 이때 최종적으로 나무처럼 단단한 상태가 된다.

결국, 훈제와 건조, 그리고 발효 숙성을 통해 수분이 거의 제거되면서 가스오부시는 매우 단단한 형태로 변한다.

3. 감칠맛(우마미)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스오부시가 딱딱한 이유는 단순히 보존성 때문만이 아니라, 맛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 훈제와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단백질이 분해되고, 감칠맛을 내는 이노신산(IMP)이 증가한다.
  • 특히 곰팡이 숙성 과정을 거친 가레부시는 글루탐산(Glutamic acid)과 이노신산이 풍부해지면서 강한 감칠맛을 가지게 된다.
  • 딱딱한 상태의 가스오부시는 다시를 우려낼 때 천천히 맛이 배어나오면서 깊은 풍미를 형성한다.

즉, 가스오부시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 자체가 최상의 감칠맛을 내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가스오부시의 활용법

가스오부시는 일본 요리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된다.

1. 다시 국물 만들기

가스오부시의 가장 대표적인 활용법은 다시 국물(다시마와 함께 끓이는 일본식 육수)을 만드는 것이다.

  • 얇게 깎은 가스오부시를 뜨거운 물에 넣고 몇 분간 우리면 깊은 감칠맛이 우러나온다.
  • 이 국물은 우동, 미소국, 라멘, 니쿠자가(고기 감자조림) 등의 요리에 기본 베이스로 사용된다.

2. 오코노미야키·타코야키 토핑

가스오부시는 가늘고 얇게 포슬포슬하게 깎인 형태(가스오부시 플레이크)로 판매되기도 한다.

  • 오코노미야키(일본식 부침개)나 타코야키(문어볼) 위에 올리면, 뜨거운 열기로 인해 살짝 움직이면서 독특한 비주얼을 연출한다.

3. 밥 위에 토핑

일본에서는 뜨거운 밥 위에 가스오부시를 올리고 간장과 함께 섞어 먹는 ‘오카카고항(おかかご飯)’도 인기 있는 가정식이다.

결론

가스오부시가 딱딱한 이유는 장기 보관을 위해 수분을 완전히 제거하고, 감칠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 훈제와 건조를 반복하여 수분을 줄이고,
  • 곰팡이 발효를 통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감칠맛을 증가시킨다.
  • 이 과정에서 가스오부시는 나무처럼 단단한 질감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단단해진 가스오부시는 요리에 사용하기 전에 얇게 깎아서 다시 국물을 만들거나, 토핑으로 활용된다.

단순한 말린 생선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간 전통적인 발효 식품인 가스오부시는 일본 요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감칠맛의 원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