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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4월 5일은 ‘식목일’이면서 동시에 ‘한식(寒食)’

by 감사축복 2025. 4. 5.

한식은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로 여겨졌을 정도로 오랜 전통을 가진 중요한 날

식목일 : 환경 보호

한식 : 조상 숭배, 그리고 계절의 변화와 관련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한식은 단순한 절기를 넘어서,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식목일-자연보호-나무-환경보호
식목일은 1949년 4월 5일부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지정되어 오고 있다. / 사진=한국임업진흥원

먼저 식목일의 기원은 비교적 현대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 식목일은 나무를 심고 산림 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로, 1949년 4월 5일 대한민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정했다. 날짜가 4월 5일로 정해진 이유는 역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바로 고려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한 날이 4월 5일이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자 진군을 시작한 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사적 의미와 함께, 본격적인 봄이 시작되어 나무를 심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라는 점이 반영되었다.

식목일은 처음에는 공휴일로 지정되었지만, 2006년부터는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관과 학교, 단체에서 나무를 심거나 자연 보호 캠페인을 펼치며 그 의미를 계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기후 위기, 탄소 중립 같은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식목일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일상 속에서 나무를 심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의 필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한식-설날-단오-추석-명절
도시 풍속에 묘소에 올라가 제사 지내는 것을 '절사'라 하고 설, 한식, 단오, 추석의 사명일(四名日)에 행한다. / 사진=지역N문화

한편, 한식(寒食)은 식목일보다 훨씬 더 오랜 역사를 가진 전통 명절이다. 한식은 ‘차가운 음식을 먹는 날’이라는 의미를 지니며, 매년 양력 4월 5일경 청명 다음 날에 찾아온다. 한식의 기원은 중국의 전설적인 충신 ‘개자추(介子推)’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 개자추는 진나라 문공을 따라 망명 중 자신의 넓적다리 살을 베어 국을 끓여 바쳤다고 전해진다. 훗날 왕위에 오른 문공이 이를 잊고 개자추를 등용하지 않자, 개자추는 산속으로 들어가 은거해버렸다. 문공은 뒤늦게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그를 찾아 불을 지르면서까지 나오게 하려 했지만, 개자추는 타 죽고 만다. 그 후 문공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며 불을 피우지 않고 찬 음식을 먹는 풍습을 정했고, 이것이 한식의 시작이 되었다.

이 전설이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한식은 점차 조상을 기리는 날, 즉 성묘와 제사를 지내는 날로 정착하게 되었다. 특히 고려와 조선 시대를 거치며 설날, 단오, 추석과 함께 4대 명절 중 하나로 자리 잡았고, 조선시대에는 한식에 반드시 묘소를 찾아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의식까지 강하게 자리 잡았다. 이러한 문화는 지금까지도 이어져, 한식 무렵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하고, 묘지를 정비하며 조상에 대한 예를 갖추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한식에는 불을 피우지 않는다는 전통 때문에, 이 시기에는 차가운 음식이나 미리 준비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생겨났다. 대표적으로 쑥떡이 있다. 4월 초는 쑥이 막 돋아나는 시기로, 이때 채취한 연한 쑥을 쌀가루와 함께 반죽해 만든 쑥떡은 향긋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쑥은 따뜻한 성질을 가진 약초로, 봄철 면역력 강화와 피로 해소에 효과가 있어 이 시기에 먹으면 건강에 좋다고 여겨졌다.

또한, 묵은 나물도 한식에 자주 등장하는 음식이다. 겨울 동안 말려두었던 고사리, 취나물, 시래기 등을 삶아 양념해 먹는 이 나물 요리는 불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조리되며, 오랜 저장 음식 문화의 특징이 반영된 음식이다. 이런 묵은 나물은 해독 작용이 강하고 섬유질이 풍부해, 겨우내 부족했던 영양을 보충하는 데 탁월하다.

화전(花煎)도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 하나다. 진달래꽃이 한창 피는 4월 초, 그 꽃잎을 얹어 지지는 화전은 계절을 먹는 음식이라고도 불린다. 찹쌀 반죽을 얇게 부쳐 그 위에 진달래꽃을 얹고 꿀에 찍어 먹으면, 봄의 향기를 그대로 입에 담은 듯한 느낌을 준다. 화전은 여성들 사이에서 봄을 맞이하는 의미로도 인기가 많았으며, 제사상에도 자주 오르던 음식이다.

 

그 외에도 송편, 절편 같은 전통 떡이나, 불을 쓰지 않고도 먹을 수 있는 간단한 과일과 한과 등이 한식 차례상에 오르곤 했다. 최근에는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쑥 인절미, 봄나물 샐러드 등으로 한식 음식을 재해석하는 시도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대한민국-식목일-한식
자연과 조상에 대해 생각하며 조상에 대한 예를 되새기는 하루가 되어보자. / 사진= Booking.com

식목일을 맞아 나무를 심으며 지구를 위한 작은 실천을 하고, 또 한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가족과 함께 조상을 기리는 시간을 갖는다면, 현대 사회에서도 전통과 자연이 공존하는 삶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식목일과 한식은 각각 환경과 전통, 미래와 과거를 상징하는 중요한 날이다. 나무 한 그루를 심고, 쑥떡 한 조각을 나누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그 위에 뿌리내린 시간들을 다시금 돌아보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그날은 단순한 달력 속 하루가 아닌, 삶 속 깊은 의미를 담은 날로 기억될 것이다.